딸이 편지를 보냈어요
오래전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던 딸이
먼 곳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.
워낙 먼 곳으로 시집와서 친정을
가보지 못하는 딸의 마음도 안쓰럽지만
멀리 딸을 보낸 어머니의 마음도
타들어 가고 있었습니다.
그렇게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밭에서 일하던 중
시집간 딸에게서 편지가 왔다는 반가운
소식이 왔습니다.
주변 사람들까지 반가워했지만,
어머니는 의아해했습니다.
가난한 형편에 딸에게 제대로 된
교육을 하지 못했기에 딸은 글을 읽을 줄도
쓸 줄도 몰랐기 때문입니다.
펼쳐본 편지에는 아니나 다를까 글씨가 없었습니다.
대신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과 훨훨 날아다니는
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.
다른 사람들은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하는데
어머니는 그림이 그려진 편지를 부둥켜안고
눈시울을 붉히며 말했습니다.
"우리 딸이,
엄마를 만나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,
고향에 갈 새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
나에게 편지를 보냈어요."
# 오늘의 명언
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
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
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.
– 류시화 시인 –